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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寢馬廁] 구멍 뚫린 조경태의 대권잠룡 티켓




요즘 최씨 일가 국정농단 국면과 맞물려 새누리당이 사면초가 신세입니다. 앞서 김진태 새누리 의원이 촛불은 불면 꺼진다고 발언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국민들의 공분을 산 바 있습니다만, 정작 바람 앞에 등불 신세는 현재 새누리 의원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최근 주목하는 사람은 20대 국회 전반기 기획재정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경태 현 새누리 의원입니다. 조 의원은 젊은 나이에 정치에 입문해 벌써 4선 중진의원이 됐습니다.

조 의원은 원래 민주당에서 세를 키워온 인물로서 향후 유력 대권주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민주당에서 최고위원도 맡으며 탄탄히 커리어를 쌓아가던 앞날이 창창한 소장파 정치인이었습니다. 그랬던 조 의원이 요즘 심란합니다. 대한민국 현 정치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 할 수 있는 오직 반대를 위한 반대에 반발한 조 의원은 결국 소속당인 당시 더민주를 박차고 새누리로 당적을 옮겼습니다. 그때만 해도 더민주는 가망 없는 정당, 오직 강성 반대만 밀어붙이는 정치집단이라는 인식을 마침 저도 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조 의원의 선택에 박수를 보냈습니다.






허나,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정치 속은 모르겠습니다. 잠깐 사이 상황이 이렇게 급반전됐습니다. 민주당에 있었으면 앞날을 도모할 수 있었을 텐데, 한번의 중요한 판단오류가 앞길에 찬물을 끼얹어버렸습니다. 조경태 의원의 민주당이라는 과거 출신성분과 이적이라는 과거 행적은 결국 새누리, 민주 어느 쪽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볼 것 같습니다. 집단이라는 게 이렇게 무섭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은 모두 똑똑하고 대한민국을 위해 봉사해야겠다는 마음이 강하지만, 개개인이 모여 집단을 이루게 된 이후에는 중지를 모아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게 아닌 폭주기관차로 돌변합니다. 그러고선 어디로 치달을지 모르는 목적지를 향해 물불 가리지 않고 갈지자로 내달립니다. 여기서 나가 떨어지든, 달리는 열차에 올라타든 개인 판단의 몫입니다.

결국 조경태 의원은 이전 기관차에서 뛰어내리고서 다른 폭주기관차에 올라타는 모험을 선택합니다. 이전 기관차는 정말 해도 너무한다고 판단했거나, 새로운 기관차가 자신의 대권 꿈을 더 빨리 이뤄줄 수 있을 거라 판단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 조 의원의 티켓은 구멍이 숭숭 뚫려 넝마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됐습니다. 대한민국을 위해 큰일 할 수 있을 만한 소신 있는 인물으로 생각했는데, 이렇게 또 한명의 비운의 정치인이 탄생하나 봅니다. 그는 앞으로 정치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대한민국의 대권 잠룡으로 이름을 못 올릴 공산이 큽니다. 안타깝습니다.








메인 이미지-조경태 새누리당 의원(4선,사하) 블로그 http://blog.naver.com/dangdangcamp 캡처, 하단 이미지-조경태 의원 프로필, 네이버 검색 결과 캡처.




junatow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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