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비산먼지 저감을 위해 국내 건설사들과 자발적 협약을 체결합니다.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환경부(장관 조경규)는 건설업계와 함께 공사장 날림(비산)먼지를 저감하기 위해 ‘환경부-건설사 날림먼지 저감 자발적 협약’을 29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체결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협약에는 계룡건설산업(주), 대림산업(주), (주)대우건설, 두산건설(주), 삼성물산(주), 삼성엔지니어링(주), SK건설(주), GS건설(주), (주)포스코건설 등 9개 건설사가 참여한다고 합니다. 환경부와 9개 건설사는 미세먼지 주요 발생원인 중 하나인 건설공사장의 날림먼지의 저감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같이 하고, 건설업계 스스로 날림먼지 발생을 줄여 국민건강 보호와 대기질 개선에 기여하기 위해 이번 협약을 체결한다고 환경부는 밝혔습니다.
협약에 참여한 건설사는 공사장 인근 도로를 청소하고 풍속계를 설치하여 초속 8m 이상의 강풍이 불 경우 작업을 중지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가설도로를 포장하거나 먼지억제제의 살포 등 다양한 저감 조치를 강구하고 공사현장의 특성에 맞는 날림먼지 관리계획을 수립하여 이행할 계획이라고 환경부는 전했습니다. 환경부는 참여 건설사에게 현판을 제공하고 협약사항을 이행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아울러 날림먼지 저감 이행실적이 우수한 건설사에 대해서는 표창 수여 등의 혜택(인센티브)도 제공할 예정입니다. 환경부는 전국적으로 약 100여 곳의 공사장을 보유한 대형건설사들이 솔선수범하여 참여한 만큼 앞으로 건설업계 전반에 날림먼지 저감 노력이 확산되어 국민의 건강보호와 대기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건설사들의 입장에서도 현장마다 다르긴 하지만 비산먼지를 100% 없애겠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사람조차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고 하는데, 가볍고 쉽게 날리는 성분 투성이인 공사판에서 분진은 피할 수 없는 부작용이겠죠. 하지만 분진, 미세먼지 등이 인체에 얼마나 유해한 건지는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내전이 한창인 시리아에서도 사망자 중 직접 폭격 이외에도 폭격이나 건물이 부서지며 일어난 분진으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이 다수라는 리포트가 나오고 있습니다. 아울러 건설 공사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는 주변 거주민 및 생활민들이 받지만, 건설로 인한 막대한 과실은 건설사들이 몽땅 가져가기 때문에, 100% 차단은 힘들더라도 최선을 다해 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비산 방지를 통해 얻는 기대수익보다 빨리 공정을 마치는 게 훨씬 더 많은 수익을 안겨주니까요. 지자체의 감시 및 적발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합니다. 벌금 나와봤자 푼돈이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이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은 뒷전이고, 국민 건강 증진과 자연 환경 보전 및 보존을 위한 최후의 보루인 규제부처 환경부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공사장 비산먼지 저감을 위해 이같이 채찍보다는 당근을 꺼내들었네요. 최근 겨울철 중국서 날아오는 미세먼지 문제와 더불어 대기질문제가 국민들의 주요 관심사로 등극하자, 일단 잡을 수 있는 것부터 잡아보겠다고 나섰는데 과연 이번 협약이 실효성이 있을까 의문입니다. 정말 환경부가 공사장 비산문제를 처리하고자 한다면, 최근 ICT 기술을 활용해 전국 공사장 인근에 간이 대기오염 측정기 설치를 시공사에 의무화 하고, 그 값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면서, 측정값이 올라가는 공사장에는 주의 경보를 발령하는 식으로 대책을 마련해보는 것은 어떨가 생각해봅니다. 언제까지 정부3.0이라고 말만 떠들면서, 인원 부족 탓만 할 겁니까. 요즘 농가에서도 실시간으로 상황을 보고 받고 각종 환경을 제어하는 스마트한 세상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입니다. 단속 및 처벌은 지자체에 떠넘기면서 보여주기식 행사 개최에만 열을 올리는 모습이 여전합니다. 과연 환경부의 당근 카드가 잡식 습성의 건설사들의 입맛에 먹혀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사진 출처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US_Navy_030612-N-2517J-001_An_Equipment_Operator_assigned_to_Naval_Mobile_Construction_Battalion_One_Three_Three_(NMCB-133)_works_to_build_a_protective_barrier.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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