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이 터지며 기존 1위 지지율 대권후보이던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을 제치고 이후 수주째 유력 차기 대권후보로서 지지율 1위를 내달리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선거연령 하향과 관련해 황당하게도 북한을 직접 비교대상으로 삼으며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문 전 대표의 주장은 "북한도 (투표연령이) 17세"라며 우리도 투표연령을 만18세로 하향해야 한다는 것인데, 북한을 비교대상으로 삼는 게 과연 적절한가라는 비판입니다. 북한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 일당 독재국가로서 문 전 대표의 주장대로 북한의 투표연령이 17세라 치더라도 자유롭게 투표할 수 없는 하물며 기권도 용납되지 않는, 정신과 육체가 극도로 억압된 비민주적인 국가의 최고봉이라 하겠습니다. 사실상 투표라고 지칭하는 것도 민망할 수준입니다. 참여정부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역임하며 북한의 실상을 자세히 파악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문 전 대표가 마치 북한의 투표문화가 우리의 것보다 나은 듯한 뉘앙스의 발언을 한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큽니다. 보수측 대권잠룡으로 꼽히는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문 전 대표의 그 같은 발언을 두고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분노케 했다"며, 문 전 대표를 향해 "사과하고 취소해야 한다"고 강하게 압박했습니다. 또 유 의원은 "문 전 대표는 대통령이 되면 북한을 먼저 가고, 사드를 반대한다라고 했다"며 문 전 대표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이념관을 문제삼았습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문 전 대표 입장에서는 이번 북한 투표연령 발언논란이 억울한 측면도 있고 단순 해프닝 정도로 인식하고 있을진 모르겠습니다. 다만, 은연 중에 나오는 사소한 발언을 통해 그 사람의 진면목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 중에 남북이 평화롭게 잘 지내길 바라지 않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북한 지도부가 끊임없이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사회를 이분법적으로 단순화 하는 건 적절치 않지만, 만약 대한민국 사회의 절반을 차지하는 진보측만 놓고 봤을 때, 진보 정치인들의 대북관 평균과 진보측 일반국민의 대북관 평균을 단순 비교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큰 간극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이따금 진보 정친인들로부터 들려오는 소위 '종북성' 발언은 국민을 당혹케 하며, 진보 정치집단을 향한 투표의지를 사그라지게 합니다. 과연 이 세력은 오랜 집권으로 인해 부패한 보수세력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인가란 질문에 물음표가 쳐집니다. 지금과 같은 운동권의 정치로는 국민의 생각에 부응할 수 없습니다. 지금대로라면 문 전 대표에 대한 지지를 거둘 사람이 우리 사회에 많을 것이라는 잿빛 예상이기도 합니다. 문 전 대표에게 이념관, 대북관으로 인한 잡음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길 바랍니다. 그런 가운데 16일 문 전 대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관련 예상치 못한 발언을 내놓았습니다. 문 전 대표는 사드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 "한·미 간 합의를 고려해야 하겠지만, 거기에 얽매일 필요도 없다"라고 말하며 여·야 간 첨예하게 주장이 엇갈리는 한반도 사드배치와 관련해 어느 정도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열어둔 유보적 입장을 처음으로 내보였습니다.
*사진: 문재인 공식 홈페이지, http://www.moonjae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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