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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취인불명예] 네이버 카카오 이스트소프트 등 프리웨어 공급사들의 도넘은 끼워팔기 꼼수

네이버, 다음, 이스트소프트 등 불특정 다수의 컴퓨터기기 유저들을 대상으로 백신이나 툴바 미디어플레이어 등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무료 제공하는 프리웨어 공급사들의 소비자 우롱이 도를 넘고 있습니다. 프리웨어 프로그램을 다운받거나 업데이트를 진행할 시 몰래 다른 상품을 끼워넣어 정작 설치자가 의도치 않았음에도 PC 설정을 무단 변경하거나 여타 프로그램을 자동 설치되게끔 유도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유저들이 여러 단계를 거쳐 설치되는 프로그램들의 기본설정을 그대로 두고 여타 옵션을 수정하지 않은 채 설치하는 점을 파고든 것입니다. 

공급사들은 단계단계마다 설치자가 비교적 확인하기 어려운 위치에다 조그맣게 옵션을 붙여넣어 별다른 거부 액션이 취해지지 않으면 자동 설치되게끔 메커니즘을 설계해뒀습니다. 흡사 부비트랩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공급사는 설치자 몰래 최대한 다른 프로그램들이 함께 설치되도록 곳곳에 함정을 파놓고 있으며, 설치자는 곳곳에 숨어 있는 함정을 해제해나가면서 끼워팔기 상품이 설치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며 설치가 완료된 이후까지도 행여나 최후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끝의 끝까지 안심할 수 없습니다. 요즘 프리웨어 설치하는 과정에 얼마나 많은 부비트랩이 존재하고 있는지 확인해봤습니다.






네이버클리너를 설치해보겠습니다. 네이버클리너는 설치 시작 전부터 "설치 전 사용범위를 꼭 확인해야 사용 시 불이익이 없습니다"라는 무시무시한 글귀를 보여주며 설치자를 긴장하게 만듭니다. 심호흡을 한 차례한 후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확인 후 다운로드'를 눌러봤습니다.




그러자 설치창이 뜹니다. 그런데 설치창에는 처음부터 하단에 두 개의 부비트랩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네이버를 웹 브라우저의 검색 기본값과 홈페이지로 설정하는 것과 다음으로 글이 겹쳐서 뭔지 확인이 안 되는 뭔가의 다른 프로그램을 함께 설치하라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특이하게도 이들 끼워설치프로그램들은 하나같이 미리 선택돼 있다는 점이 특색이라면 특색입니다. 설치자가 원할 경우 직접 체크해서 설치의사를 밝히는 게 아닌, 미리 체크를 해두고서 설치에 대한 반대의사표현을 수고스럽더라도 직접 해야만 자동적으로 의도치 않았던 다른 프로그램들이 설치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두 부비트랩을 해제한 후 중앙의 '설치하기' 버튼을 눌러봤습니다.




다음 단계에서도 하단에 부비트랩이 하나 설치돼 있었습니다. 현재 네이버클리너가 설치 중입니다. 설치가 끝난 후 트랩을 해제하지 않은 채 무심코 '다음' 버튼을 누를 경우 '네이버 포토뷰어를 기본 뷰어로 설정하게 되는 함정을 파놨습니다. 설치와 기본뷰어 설정이 동시에 이뤄지는 연계형 트랩으로 보입니다. 이번에도 트랩을 무사히 해제한 후 다음 단계로 나아가 봤습니다.




또다시 등장한 부비트랩. 이번에는 네이버 툴바를 설치하게 만드는 함정입니다. 이처럼 설치가 끝난 다음까지도 안심할 수 없게 만듭니다. 사실상 이전 단계에서 설치가 완료됐지만, 굳이 다음 단계를 거치게 해서 또 하나의 끼워프로그램을 설치하게 만들고자 했던 것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총 4번의 끼워프로그램이 등장했습니다.




알집 알약 등 알 시리즈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소프트웨어사 이스트소프트는 어떨까요. 역시나 화면 하단 구석진 곳에 '줌(zum)을 홈페이지로'라는 끼워팔기상품이 설치자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체크 표시가 된 채로 '빠른설치'를 눌러줄 것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무사히 체크를 해제한 후 다음 단계로 넘어가 봤습니다.




알약 설치를 시작하면 나오는 화면입니다. 역시나 하단에는 자사 다른 프로그램을 설치해보겠습니까라는 물음이 있지만, 답은 이미 체크 표시를 해놓은 상태입니다. 조심스럽게 해제 후 확인을 눌러 설치를 완료할 수 있었습니다. 알약 설치에서는 두 개의 트랩이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리뷰가 눈에 띄었습니다. 한 설치자도 필자와 마찬가지로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신경이 거슬렀는지 "광고 너무 많이 뜨고 기본페이지 자꾸 듣보잡 zum으로 바꾸고 엄청 짜증남"이라고 문제제기를 하는 리뷰를 남겨놓았습니다.




다음카카오(DAUM KAKAO)가 서비스 하는 다음 팟플레이어도 한번 살펴봤습니다. 역시나 설치창에 교묘히 함정을 파놓았습니다. 자동적으로 시작페이지 및 기본 검색을 자사 서비스로 바꾸고, 자사 프로그램을 설치하게끔 유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기서는 스크롤을 활용해 은폐 엄폐한 점이 눈에 띕니다. 의도적으로 미끼상품만 가린 겁니다. 가장 악질이며, 꼼수 중에 꼼수입니다. 스크롤을 내려 확인하지 않는 설치자는 자동적으로 다음이 시작페이지 및 기본 검색으로 설정되고, 추가로 다음클리너가 자동 설치되게 해놓았습니다. 

이상에서 살펴본 곳 말고도 이 같은 방식을 차용한 국내 제작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소프트웨어 공급사들이 이 같은 꼼수를 하나둘 쓰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이런 꼼수들은 저급 제작사들이나 쓰는 방법이었습니다. 설마 메이저 공급사들이 이를 활용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유행처럼 번져 이렇게 하는 게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게 됐습니다.

의도치도 않았는데 개인의 PC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 낯선 프로그램이 깔려 있다거나, 기본 프로그램이 변경돼 있고, 인터넷 시작페이지가 변경돼 있는 것을 환영할 컴퓨터 유저는 없을 겁니다. 본인을 더욱 화나게 하는 건 이 같은 꼼수가 컴퓨터에 익숙지 않고 잘 모르는 사람들이 쉽게 함정에 걸리게 만들어 놓았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대상은 나이가 많은 노년층이나 나이가 어린 어린이가 가장 취약할 것임은 두말할 필요 없습니다. 

부탁입니다. 정공법으로 승부할 수는 없습니까. 그처럼 좋은 프로그램들을 만들어놓고도 끼워파는 꼼수를 사용하지 않고는 귀사의 소프트웨어를 유저가 사용하게 만들 방도는 없다고 보십니까. 남이 한다고 같이 막장으로 치닫진 않았으면 합니다. 적어도 메이저로서의 품위 유지는 지켜주기 바랍니다.


junatow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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