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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너머] 분양마감 '임박' 원주 강원감영






강원 원주 감영. 2015년 10월12일 방문. 오늘날로 말하면 강원도청. 강원도는 강릉과 원주의 앞 글자를 따서 이름 붙임. 원주는 강원도에서 최다 인구수를 자랑한다. 2016년 기준 약 33만 명. 강원 최대 숙원 사업이던 동서고속철 사업의 본격 추진 및 혁신도시, 기업도시 개발로 인구수는 증가 추세라고. 원주 구도심에 위치한 감영은 작은 규모에 건물만 몇 동 덩그러니 놓여 있어, 딱히 보고 즐길 만한 건 없다. 간혹 운수 좋은 날 감영을 방문하면 생각지도 못 했던 문화행사를 구경할 수 있다. 감영에 비치된 팸플릿을 확인해 보니 감영에서는 다양한 문화공연 프로그램들이 열리고 있었다.

감영에 대한 원주시민들의 자부심은 큰 듯 보였다. 원주에 가 볼 만한 곳이 어디 있느냐는 물음에 '감영'을 답하는 사람이 여럿이었다. 감영 뒤뜰에는 인공연못 조성 공사 중. 실제 감영이 감영으로서 기능하던 당시의 부속물이라고 한다. 그나마 못이라도 하나 있으면 휑한 감영의 분위기도 달라질 텐데, 기간을 달리해 몇 차례 가봤으나 공사 진척은 지지부진. 투입 예산이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벌건 대낮에 방문했음에도 공사가 이뤄지는 모습은 보지 못 했다. 아울러 감영이 위치한 구도심 원주 중앙로는 말 그대로 쇠퇴해가는 옛도시 느낌이 짙게 배어났다. 역시나 감영의 방문객도 줄어드는 추세라고.

감영에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게 하나 있었다. 감영 한 가운데 위치한 한옥 건축물 지붕 위로 덩그러니 '신도 브래뉴'라는 광고판이 보이는 자태는 감영의 최대 오점이었다. 감영을 둘러보기 위해 출입문에서부터 동선을 따라 가면 자동적으로 이 옥외간판과 마주하게 된다. 황당한 광고판 위치는 감영을 분양한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지금은 쇠퇴했지만, 엄밀히 보면 원주시 아니 강원도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감영을 일개 분양권 홍보판 따위로 얼룩지게 하는 원주시의 미학을 보며 씁쓸함이 가시지 않았다. 원주시민 몇에게 물어보니 원주시청 신청사는 더 가관이라고 한다. 새로 올린 웅장한 신축 청사 건물은 산 정상에 홀로 우뚝 솟아 시와 시민들을 굽어살피고 있는 형상이라고. 옛 도청은 저렇게 방치해두면서도 신청사는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게 치장하기 바쁜 원주시. 원주시 공복들의 대시민 마인드를 정확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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