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寢馬廁] 붕어빵에 붕어 없고 고래밥에 고래 없는데, 스낵 닭다리에는? 있다





붕어빵에 붕어 없고 고래밥에 고래 없다. 그럼, 스낵 닭다리에는? 있다. 


가끔 군것질하고 싶을 때 찾는 과자. 농심 스낵 '닭다리'. 이 과자에 국산 닭고기가 3.3%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물론 총량은 적다. 하지만 붕어빵에 붕어 없고 고래밥에 고래 없듯, 스낵 닭다리에도 닭은 없을 거라 간주했는데, 내 착각이다. 

스낵 닭다리는 핫 숯불바베큐 맛에 음료수와 함께 먹으면 더 맛있고, 파슬리 분말이 뿌려져 있다고 한다. 이쯤 되면 스낵이라기보다는 정말 시중 배달치킨이 되고자 한 상품으로 보인다. 그런데 전면 포장에 삽입된 치킨 이미지는 아무리 봐도 숯불에 구운 바베큐 치킨이라기보다는 전형적 기름에 튀긴 프라이드 치킨이다. 








숯불바베큐 맛 상품에 왠 프라이드치킨 사진?


하긴 치킨 메뉴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으니, 프라이드치킨 중에 바베큐 맛 풍미를 주는 메뉴도 있지 않을까 싶어 주요 프렌차이즈 치킨메뉴를 확인해봤다. 교촌 네네 비비큐 굽네.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바베큐 치킨을 주요 메뉴로 하는 훌랄라치킨도 확인해봤다. 역시나 프라이드치킨 베이스에 바베큐맛 양념을 가미한 메뉴상품은 없다. 

바베큐에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숯불 바베큐 치킨이라고 하면 대개 직화그릴 위에서 굽기 때문에 그릴 자국이 선명하고, 섭씨 200도 가까운 뜨거운 기름에 들어갈 필요가 없어 두꺼운 다이빙수트(튀김옷)도 입지 않고 있다. 무릇 핫 숯불바베큐 맛 치킨이라면 아래 사진 정도는 돼야 이치에 맞다. 




프렌차이즈 훌랄라치킨의 메뉴 중 하나인 참숯핫바베큐/훌랄라치킨 홈페이지 




스낵 닭다리+맥주 환상 콜라보


과자갑 이야기는 그만하고, 닭다리 스낵의 궁합을 살펴보자. 치킨과 맥주가 더해져 환상의 궁합을 보인다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뿐 아니라 김수현 전지현 주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13억 중국 대다수 사람들이 알게 됐다. 그렇다면 배달치킨이 되고자 했던 닭다리 스낵과 맥주가 만나면 어떨까? 따봉. 말이 필요없다. 치맥 환상 궁합처럼 스낵 닭다리와 맥주 궁합도 상당하다. 






https://www.fastcoexist.com/1679390/cassava-beer-a-frosty-new-brew-to-pull-african-farmers-out-of-poverty




이 궁합은 홍대 인근 상수동 어느 치킨집에서 맛본 적 있다. 
부드러운 크림맥주가 일품인 해당 치킨집에서는 맥주 안주로 팝콘 대신 스낵 닭다리를 제공한다. 그 맛에 반해, 집에서 가끔 술을 마실 때면 맥주와 메인디쉬 마른오징어 가공품, 사이드로 스낵 닭다리를 선택하고 있다. 일과를 끝내고 집에 돌아와 샤워 후 마시는 시원한 맥주에 짭조름한 안주가 더해지면 하루 체증이 말끔히 씻어진다. 닭다리를 끊지 못하는 이유다. 이미 난 닭다리 과자의 마성에 빠져 있다.



닭 한마리 가격이 800원?


닭과 관련한 최근 충격적인 뉴스를 접했다. 요즘 양계업자가 닭 한 마리를 판매하면서 얻는 수익은 달랑 800원이라고 한다. 2008년경만 하더라도 닭 한 마리 가격은 2000원 정도 선이었는데, 해마다 떨어져 올해는 판매가가 적게는 800원 보통 1000원이라고 한다. 최근 여름 삼복 특수와 올림픽 특수로 소비가 늘어 닭 한마리 가격은 1500원 대로 상승했지만, 1500원이 1만5000원으로 10배 이상 둔갑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TV조선에서 8월12일 보도된 생닭 가격 관련 보도. 출처=네이버뉴스 갈무리 





보도에 따르면 양계업자는 가공업체에 마리당 1500원에 넘기고, 가공업체는 공급받은 닭의 털을 뽑고 분해하는 등 가공과정을 거쳐 프렌차이즈 본사로 4000원에 납품한다. 프렌차이즈 본사는 최종적으로 가맹점에 1000원을 더해 5000원에 공급한다. 5000원에 들어온 조리용 닭은 개별 가맹점에서 조리 후 소비자들에게 3배 가격인 1만5000원 선에 판매하고 있다. 참고로 우리 동네 마트에서는 조리용 생닭을 7000원가량에 판매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양계업자가 가공업체에 넘기는 닭 한 마리 가격은 2000원대서 1000원으로 50% 급락한 반면 프렌차이즈 배달치킨 가격은 45%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납품가는 낮아지지만 최종 소비가격은 반비례해 올라가는 불편한 진실. 도시에 살면서 1만5000원 정도의 서비스비용은 지불할 마음이 있다. 하지만 축산농가에 정당한 이윤이 돌아가지 않는다면, 배달치킨 불매 안 할 이유가 없다.



junatown@gmail.com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