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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寢馬廁] 증세 없인 미래 없다

새벽 사람들. by 양승규. 출처=플리커.


일본, 노인빈곤 심화하자 노인범죄 극심

한국의 동쪽. 우리를 20년 앞질러 가는 나라라는 일본의 노인빈곤 문제가 심각하다. 일찍이 인구 노령화를 경험해온 일본. 일본의 인구 노령화는 고독사, 노후파산, 노인빈곤을 넘어 노인범죄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 노인범죄는 2015년 10% 가까이 증가했고, 재범 발생률은 낮아질 줄 모르는 추세다. 이들의 범죄행위는 살인, 방화, 강도 등 강력범죄를 가리지 않는다. 몇 해 전부터는 자기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는 노인을 의미하는 단어로 '폭주노인'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일본의 노인빈곤이 심화하자 일본 노인사회 일각에서는 빈곤하게 살 바에야 차라리 감옥에서 살아가겠다는 충격적인 결정도 잇따르고 있다. 대다수 일본 노인들이 받는 평균 연금으로 살아가는 것보다는 감옥서 사는 게 비용편익 더 사람답게 살 수 있다는 연구보고서가 보고되기도 했다. 더욱이 빈곤으로 인한 노인절도범의 경우 죄의식이 크지 않다. 삶을 살아가기 위한 필요 선택행위의 결과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노인범죄가 증가하고 노인 전용 교도소까지 생겨났다. 노인 전용 교도소는 사실상 교도소라기보다는 노인 보호시설 다시 말해 요양원에 가깝다. 계단을 없애는 등 노인 친화적인 교도소를 표방한다. 이들은 왜 교도소를 선택하게 됐을까. 단순하다. 밖에서의 삶이 감옥에서의 삶보다 못하기 때문이다. 


갈 길 잃은 한국, 또 외양간 고치는 우愚 되풀이할까

일본을 그대로 답습해간다는 대한민국. 우리사회의 고령화 속도는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고령화사회에 들어선 후 2018년 고령사회, 2026년 초고령화사회로 빠르게 전환될 거란 관측이 이어진다. OECD 대상 노인 빈곤율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노인복지 현주소를 바라볼 때, 빠르게 엄습해오는 고령화의 충격파를 과연 우리사회가 제대로 버틸 수 있을지 우려된다. 사회 불평등은 사회적 약자에게 가장 모질다. 특히 이빨 빠진 노인들이 벼랑으로 내몰리는 형국이다. 가히 현대판 고려장이 묵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루 끼니 걱정하며 폐지 수거에 내몰리는 대한민국 할머니 할아버지. 쪽방촌에서 밥에 물을 말아 먹으며 하루하루를 버텨가는 노인들. 여름에는 더위와 겨울에는 추위와 싸우는 이들. 인간 삶에 필요한 3대 요소라는 의식주 중 단 하나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살아가는 삶. 만약 내가 노인이 되어, 의식주를 누리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면 어떨까. 오직 살기alive 위해 범한 범죄, 그로 인해 경험하게 된 감옥. 달콤한 '감옥'맛을 보게 된 본인이라면, 뒤도 안 보고 정부가 알아서 의식주를 한 장소에서 모두 해결해주는 감옥을 선택하게 되지 않을까. 


예산 없인 대책 없다, 증세 없인 예산 없다


지금과 같이 성숙하지 못한 사회복지시스템으로는 우리사회 빈곤노인들을 돌볼 여력이 없다. 하물며 그 수는 갈수록 많아진다. 이대로 가다가는 제2의 세월호 침몰사고,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등과 같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인재사고는 또다시 발생하게 된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서는 이미 현실이 된 다가올 불편한 어둠의 그림자, 노인빈곤 그리고 노인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세수 확보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곪아버린 사회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증세가 필요한 상황임에도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사회를 강타하게 될 사회문제는 끝도없다. 빈부격차, 저출산, 노인빈곤, 비정규직, 구조조정 등. 모름지기 사후수습대책보다는 사전예방대책이 철저히 이뤄지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 증세 없인 예산 없다. 예산 없인 대책 없다. 대책 없인 미래 없다. 증세 논의, 미룰 문제 아니다. 지금이라도 사회적 중지 모아야 한다. 시민들의 주머니에서 나와 종국에는 대기업, 다국적기업으로 흘러들어가게 될 돈의 흐름. 더 늦기 전에, 그렇게 되기 전에, 정부 예산으로 제대로 거둬 써야 할 곳에 제대로 쓰자. 그리고 국가 곳간 좀먹는 쥐새끼들, 꿈에서라도 그런 생각 다신 하지 못하게 엄벌하고 엄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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