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회원국 합계 출산율(2005, 2014). 출처=통계청 |
변죽만 울리는 저출산대책
본질 손 안 댄 채 주변만 윙윙~
저출산 위기에 봉착한 대한민국 정부가 내년 출생아를 2만명가량 늘릴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전 소득계층을 대상으로 난임 시술 의료비를 확대 지원하고, 내년 7월부터는 남성 육아휴직 급여로 월 최대 200만원씩 3개월간 지급하기로 했다. 또 3명 이상 다자녀 가구의 국공립어린이집 입소 및 국민임대주택 입주의 우선권을 부여해 출산율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25일 국무총리 주재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저출산 보완대책을 확정하고, 이번 대책이 잘 추진될 경우 내년 출생아가 2만명가량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 대책이 본질은 직시하지 않은 채 변죽만 울리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이다. OECD 최저 수준 출산율의 근본 원인은 높은 양육비와 취약한 유보(유치원+보육원)인프라, 세계 최고 수준의 사교육 선행학습, 언제 끝날지 모르는 과도 근무시간, 불안정한 고용 등이 그 원인들로 꼽히기 때문. 정부가 사회 시스템을 점검하고 일회성이 아닌 긴호흡으로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카드는 꺼내들지 않고, 최악의 저출산 위기가 닥친 2005년 이래 10년 가까이 일회성 단발성 카드만 만지작 거리고 있다는 것.
우리나라는 2005년 1.08명 유례없는 사상 최저 출산율을 기록한 이래, 국가적으로 출산장려 정책을 펼쳐왔고, 2014년 1.25명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이번 2015년 통계조사에서는 소폭 하락해 1.24명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정책 실효성이 떨어져 다시 하락 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실상 2014년 기록한 출산율 1.25명 수치도 OECD뿐 아니라 조사 대상 세계 224개 국 가운데 꼴찌에서 다섯 손가락 안팎에 드는 세계 최저 출산국 가운데 하나라는 의미다. 이 같은 위기상황임에도 호전되지 않고 다시 출산율이 하락해 정부 출산정책을 처음부터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경기 침체가 장기화 고착화 하고 있는 가운데, 대외 무역수출도 중요하지만 내수시장의 중요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미국을 비롯해 중국, 인도 등 세계 여러 국가들은 최근 자국산업의 보호를 위해 무역보호주의를 펼치고 있다. 출산율은 가까운 미래 국가경쟁력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정부의 출산율 제고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해보인다.
2015년 국내 출산 통계 자료. 출처=통계청 |
'15년 출산율 1.24명, 세계 최저수준 여전
다시 하락세 전환, 정부 저출산정책 실효성 의문
앞서 24일 통계청은 2015년도 출생 통계를 발표했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5년 전체 출생아 수는 43만8400명, 합계출산율은 1.24명으로 집계됐다. 조(粗)출생률(인구 1천 명당 출생아 수)은 8.6명으로 전년과 유사했다. 합계출산율(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1.24명으로 전년보다 0.03명 증가했다. 모(母)의 평균 출산연령은 32.2세로 전년보다 0.2세 상승했다. 고령산모(35세 이상) 구성비는 23.9%, 전년보다 2.3%p 증가했다. 결혼 생활 후 2년 이내에 첫째아를 낳는 비율은 69.4%로 전년보다 1.6%p 감소했다. 출생아 중 다태아 구성비는 3.7%로 1995년에 비해 2.8배 증가했다. 37주 미만(조산아) 출생아 구성비는 6.9%로 1995년에 비해 2.7배 증가했다. 출생아의 평균 체중은 3.2kg, 2.5kg 미만(저체중아)와 4.0kg 이상(과체중아) 구성비는 각각 5.7%, 3.2%를 차지했다.
합계출산율은 세종(1.89명)과 전남(1.55명)이 높고, 서울(1.00명)과 부산(1.14명)이 낮았다. 제주를 제외한 16개 시도에서 합계출산율이 전년보다 증가, 세종은 전년보다 0.54명 증가하여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시도간 합계출산율 격차는 최대 0.89명, 주로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의 출산율에서 지역간 격차가 발생했다. 모(母)의 평균 출산 연령은 서울(32.9세)이 가장 높고, 충남(31.4세)이 가장 낮았다. 시군구별 합계출산율은 해남군(2.46명)이 가장 높고, 종로구(0.81명)가 가장 낮았다. 시군구별 합계출산율은 해남군과 인제군이 높고, 종로구, 관악구, 강남구 순으로 낮았다. 전국 229개 시군구 중 4개 시군구(해남군, 인제군, 영암군, 장성군)에서 대체출산율(2.1명)을 넘었다. 모(母)의 평균 출산 연령은 서울 서초구(33.4세)가 가장 높고, 강원 화천군(30.4세)이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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