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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잇디릿] 가난해도 비루치 말고, 겸손하되 비굴치 말고, 휘어지되 꺽이진 말라

추사 김정희의 난맹첩. 


가난해도 비루하지 말 것이며, 
겸손하되 비굴하지 말 것이며, 
휘어지되 꺾이지 말라. 


- 소설 '구르미 그린 달빛' 中







KBS2 월화 저녁 픽션사극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이 지난 8월22일 방영을 시작했다. 박보검(왕세자 이 영 역)과 김유정(남장여자 홍라온 역)이 주인공으로 발탁됐다. 평소 드라마를 즐겨 보는 건 아니지만 우연찮게 김유정의 연기에 이끌려 잠시 보게 됐다. 드라마 정보를 살펴보니 원작 웹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청하는 것보다는 읽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기에 다음 회차를 기다릴 필요 없는 소설을 읽어보기로 했다. 





KBS2 미니시리즈 구르미 그린 달빛. 출처=홈페이지 캡처




소설의 총 분량은 130여 회였고, 그중 40여 회까지 3분의 1가량을 단숨에 읽어나갔다. 드라마는 극적 재미를 위해 각색했기 때문인지 원작 소설과는 간혹 다른 내용이 있었다. 원작 소설과 드라마를 함께 놓고 봤을 때, 지금까지는 김유정 이외에는 빛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듯했다. 김유정은 소설 속 캐릭터 이미지와는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다져온 연기내공 덕분인지 이번 드라마에서도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매력을 충분히 발산하고 있어 보였다. 

반면 소설 속 꽤나 멋진 캐릭터로 나오는 왕세자 역의 남주 박보검은 기대만큼의 연기력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보였다. 현대극과 사극을 오가는 오락가락 대사톤이 몰입을 방해했다. 그밖에도 다들 촬영 초반이라서 그런지 맡은 역할에 완벽히 몰입하고 있진 못한 듯했다. 물론 천호진, 장광 같은 연륜배우들은 제외다. 원작보다 나은 리메이크는 없다는 말처럼 원작을 이기는 건 사실상 어렵겠지만,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의 성공은 연기자들의 극 중 역할에 대한 몰입도에 달려 있어 보인다. 원작에 얼마큼 다가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1: 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a/a5/Chusa-Susik.deukgyek-Nanmaengcheob.jpg, 사진2: http://www.kbs.co.kr/drama/gurumi/




junatow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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