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유통시장의 메가트렌드와 기업의 대응전략을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22일 세종대로 상의회관에서 ‘제2회 新유통트렌드와 미래성장전략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한·중·일 전문가들이 각 나라별 유통트렌드에 대해 강연했다.
손건일 액센츄어 전무는 한국 유통모델의 한계와 극복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한국 유통업계는 온·오프라인 연계 모델의 취약성, 파트너십 중심의 마켓플레이스 운영, 극심한 가격 및 프로모션 경쟁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성장통을 앓고 있다”며 “각 유통채널의 역할을 재정의한 뒤, 이를 바탕으로 채널간 연계와 전사 효율성(fleet optimization)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디지털 신기술과 혁신적 사업모델을 접목시켜 전 생애에 걸친 로열티 프로그램(life stage retention program)을 확립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하이세계무역상성 총재를 역임했던 티안하오 남경대 교수는 중국 오프라인 비즈니스 및 전자상거래의 발전추세를 진단했다. 그는 “중국 오프라인 비즈니스는 부동산 가격 폭등, 불공정 경쟁 등으로 인해 추락하고 있다”며 “전자상거래 방식이 오프라인 유통시장에도 적용되면서 향후 온·오프라인이 통합된 형태의 소매업이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티안하오 교수는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글로벌화, 개인맞춤화 트렌드를 소개했다. 그는 “중국 온라인 전자상거래 사이트 알리바바는 11월 11일 쇼핑데이를 맞아 235개 국가, 4700만 사용자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며 “이처럼 전자상거래가 글로벌화 됨에 따라 중국 내 무역은 해외 무역과 통합되는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티안하오 교수는 “중국 소비자들의 취향과 개성이 다양해지고 개인맞춤형 상품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며 “업계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3D프린터를 통한 효과적인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물질적 기반을 구축하는 중”이라고 언급했다.
가토 히로타카 일본 유통경제연구소 전무는 최근 대형점포 위주에서 중·소형, 무점포로 변화하고 있는 시장상황에 대해 “일본의 유통시장은 고객을 모으는 업태에서 고객에게 접근하는 업태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토 교수는 “일본의 소비자는 편리성, 경제성, 지역성, 정서성 등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고, 이런 고객니즈를 복합적으로 만족시킬 수 있는 유통업체가 주목받고 있다”며 아마존재팬과 세븐일레븐재팬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 “세분화된 배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저가격·고품질의 상품으로 차별화한 기업들이 침체된 일본 소비시장에서 성장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컨퍼런스에는 온·오프라인 통합서비스, 복합쇼핑몰을 운영 중인 기업들의 사례 발표도 이어졌다.
옥션, G마켓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나영호 상무는 고객 편리성을 높인 당사의 O2O서비스를 소개했다. 그는 직접 장 보듯 골라 바로 배송받는 ‘홈플러스 당일배송’, 원하는 시간과 가까운 장소에서 상품을 픽업할 수 있는 ‘G마켓 스마일박스’, 결제와 적립이 한 번에 가능한 ‘스마일페이’ 등 다양한 사례를 발표했다.
박문진 터브먼아시아 이사는 “쇼핑몰이 단순한 쇼핑을 넘어 경험과 가치를 소비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며 터브먼아시아가 운영중인 스타필드 하남과 여의도 IFC 몰에 꾸며진 전시·체험 공간들과 마케팅 캠페인 사례를 공유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최근 수출이 부진한 상황임에도 역직구나 해외 온라인 쇼핑몰 판매를 통한 매출은 늘고 있다”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시장 트렌드를 선제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저성장 뉴노멀 시대의 핵심 성공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에는 유통, 물류, 제조업체 임직원 600여 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도를 나타냈다.
Junatow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