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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寢馬廁] 열기구, 하늘 날고픈 인류 열망의 구체화(球體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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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화창하던 지난 어느 일요일 오후, TV 지상파 한 여행프로그램에서는 열기구(hot air balloon)를 타고 여행하는 모습이 스케치 되었습니다. 하늘을 난다는 것. 참 기분 좋은 떨림일 겁니다. 하늘에 떠가는 뭉게구름처럼 "두둥실" 바람이 가리키는 곳을 따라 느릿느릿 흘러간다 것. 마치 신선이라도 된 듯 폭신한 구름 위에 누워 세월을 낚는 기분이 꼭 그와 같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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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화면에 비친 열기구의 모습은 무척이나 자유로와(왠지 이 부분에서는 '와'를 쓰고 싶었습니다) 보였습니다. 열기구는 '비행(飛行)'이나 '날다'라는 능동적인 단어들보다는 '부유(浮遊)'나 '떠가다'와 같은 수동적인 표현이 잘 어울리는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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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기구는 하늘로 올라가거나 내려오는 이착륙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연을 거스르는 법이 없습니다. 자연에 순응합니다. 제 스스로의 운명을 받아들입니다. 푸른 창공에 떠오른 열기구는 그렇게 자연에 몸을 맡긴 채, 바람의 길(路)을 따라 느릿느릿 정처 없이 흘러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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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속에 비친 열기구는 그 움직임을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만큼 아주 천천히 천천히 어딘가를 향해 움직이고 있어 보였습니다. 마치 열기구가 움직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열기구는 가만 있고 주위 전체가 움직이고 있는 것인지 일순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정중동(靜中動)." 그런 열기구의 모습은 TV를 통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찼으며 설렘이 한 가득 전해져 왔습니다. 그러고 보면 열기구는 참 아날로그적입니다. 느림의 미학이 듬뿍 배어납니다.

정중동(靜中動).

태초부터 우리 인간은 전인미답 '미지의 영역'인 하늘(天)을 동경의 대상으로 바라봐 왔습니다. 우리의 손길이 닿지 않는 그곳을 늘 신성시 여겼습니다. 하늘에 떠 있는 달과 태양을 숭배했으며, 구름 너머 그리고 저 무지개 너머 낯선 세상에는 무엇이 있을지 호기심 가득찬 눈빛으로 대상을 응시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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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자유로이 하늘을 나는 새를 동경했습니다. 자유롭게 창공을 노니는 새처럼 우리 인간도 언젠가는 하늘을 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또 바라 왔습니다. 그렇게 '비상(飛上)'을 꿈꾸던 인류는 선구자들의 숭고한 용기와 도전 그리고 희생을 딛고 마침내 꿈을 이루기에 이르렀습니다. 하늘을 날고 싶다던 태초 인류의 순수한 마음과 열망의 결정체가 바로 '열기구'로 구체화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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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류의 끝없는 호기심은 갈수록 고도화하고 축적되는 비행기술을 통해 지구 바깥 우주공간으로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곧 있으면 인류가 화성(Mars)으로 이주하는 세기의 역사적인 실험도 진행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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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우리 인류는 한계가 보이지 않는 무한한 우주공간에 대해 호기심을 품어갈 것입니다. 인류의 '날고 싶다'는 순수한 열망이 이처럼 열기구로, 비행기로 그리고 우주비행선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돼주고 있습니다. 





junatow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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