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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_박근혜 퇴거] 쫓겨나는 마당에 손 흔들고 웃던 '속 없는' 탄핵대통령

















초유의 국정농단사건으로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놓으며 대통령 자리에서 강퇴(강제퇴장) 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 박 전 대통령이 마침내 거처를 서울 삼성동 사저로 옮겼습니다. 퇴장하는 마지막 모습까지도 '박근혜스러웠다'는 평가입니다. 3개월여 탄핵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두문불출하던 '탄핵대통령' 박근혜. 3월12일 저녁 7시께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걸린 기간은 무려 수개월. 오늘에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민 앞에 마지막 모습을 드러낸 것은 설 무렵 한 보수 언론인이 운영하는 개인 유튜브(YouTube) 온라인방송 인터뷰의 녹화편집방송분에서였습니다. 이후 모습을 일절 드러내지 않았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금요일(3.10) 헌법재판소 탄핵 재판관의 만장일치 탄핵 인용으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돼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하늘의 부름을 받고 국민의 지지를 얻어 이름 석 자를 대한민국사(大韓民國史)에 아로새긴 인물인 것치고는, 탄핵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보여왔던 박 전 대통령의 시종일관 무책임한 태도는 국민의 탄식을 절로 나오게 하기 충분했습니다. 돌이켜보면 나라 전체를 뒤흔들며 국정을 전면 마비시킨 장본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후속 출구전략은 나몰라라 '두문불출'이었습니다. 저런 사람이 일국의 지도자로 선출돼 4년 동안이나 대한민국을 이끌어 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 쏟아지는 이유입니다. 앞으로 박 전 대통령에게는 두고두고 '소인배' '탄핵대통령'이라는 불명예 꼬리표가 따라붙게 됐습니다.

헌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한 이유는 박 전 대통령이 우리 헌법수호에 있어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 행위를 저질렀다고 볼 만한 명백한 정황적 증거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은 헌재의 선고가 이뤄짐과 동시에 자연인 즉 민간인 신분으로 전환됐고, 국가기밀시설인 청와대에서 즉각 퇴장해야 하는 상황이 왔습니다. 그런데 박 전 대통령 측에서는 선고가 이뤄진 이후에도 이와 관련 아무런 액션을 취하지 않으며 '끝의 끝'까지 논란을 자초했습니다.

청와대를 못 떠난다는 박 전 대통령 측의 입장은 황당했습니다. 아직 삼성동 사저가 난방이나 수도, 집기시설 등의 기본설비가 미처 준비가 안 됐기 때문에 당장은 옮길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두고 국민 사이에서는 비난이 빗발쳤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앞서 최순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하던 박영수특별검찰팀조차도 청와대가 국가기밀시설이라는 이유로 경내에 일절 발을 들여놓지 못 한 전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실상 헌재로부터 '유죄' 판정을 받으며 쫓겨나는 민간인 박근혜씨가 대통령직에서 파면당한 이후에도 당분간 청와대에서 나갈 수 없다고 하니 논란은 일파만파 커져갔습니다. 야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 측이 퇴거하기 전 이번 국정농단 관련 추가수사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는 대통령기록물 등을 마음대로 재단하려는 속셈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청와대의 박 전 대통령의 무임거주와 관련한 황당한 반응도 나왔습니다. 탄핵 후 언제까지 나가야 한다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이 당분간 경내에 머무는 것은 잘못되지 않는다는 터무니없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법규정이란 모름지기 우선 순위가 있습니다. 앞서 청와대가 특검을 방어할 때 익히 써왔던 '청와대 기밀시설' 논리가, 탄핵당한 대통령의 청와대 퇴거 관련 규정 미비 논리보다 우선하고 타당하다는 사실을 모른다면 얼치기입니다. 그렇게 박 전 대통령 측과 청와대 측의 황당한 주장이 계속되자 국민들 사이에서는 당장 청와대에서 나가라는 항의가 빗발쳤습니다.

마지막까지 이해할 수 없는 결정과 대응 등 '박근혜스러운' 행보를 보인 박근혜 탄핵대통령은 헌재의 탄핵인용 선고로부터 사흘째 되는 날인 일요일 저녁 7시 결국 청와대를 떠나기로 결정합니다. 이에 국내 모든 방송사들은 일요일 황금시간대를 포기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거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마침내 3월12일 7시30분께, 그동안 두문불출하다 몇 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낸 박 전 대통령은 검은색 에쿠스 리무진 차량에 탑승한 채 경호원의 밀착 경호를 받으면서 삼성동 사저로 천천히 진입하는 모습이 TV화면에 들어왔습니다. 이미 박 전 대통령의 퇴거 소식이 알려졌기 때문인지 사저 주위에는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 천여 명이 몰려든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국민에게 사죄하고 반성하는 낯빛이 깃들여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카메라에 포착된 박 전 대통령의 표정이나 분위기는 예상과 전혀 달랐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차에서 내리기 직전 지지자들을 향해 환하게 웃으면서 손을 흔드는 모습이었습니다. 차에서 내려서도 10여분간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눈 박 전 대통령은 시종일관 환히 웃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국민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웠습니다. 국가 질서를 무너뜨린 국가 지도자로서 국민의 손에 의해 권좌(權座)에서 쫓겨나는 마당에 속도 없이 웃는 얼굴 일색이라니. 그렇게 박 전 대통령은 사저 앞에 모여든 지지자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서 십여분간 머물다 저녁 7시44분께 사저로 들어갔습니다.

이때까지도 아무런 입장표명을 않던 박 전 대통령은 사저에 들어가고 나서 이른바 '진박'이라고 불리는 지지 정치세력과의 회동 후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의 입을 빌려 짧은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민 의원의 말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제게 주어졌던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 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저를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다.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다. 시간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라고 메시지를 남겼다고 합니다. 이를 두고 또 반대측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헌재의 결정에 승복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며 거세게 비난했습니다.

사실 박 전 대통령의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라는 발언은 현재 드러난 사실(fact)이 진실(truth)이 아니라는 의미의 주장입니다. 말 그대로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대한민국의 어느 기관보다도 중심을 잡고서 불편부당하게 사건을 들여다 보고 결론을 내놨을 헌재의 최신 판결이 진실이 아닌 거짓이라는 것입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는 또 헌재의 결정에 승복하지 않는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제 결론입니다. 결국 헌재의 결정을 인정 않는다는 것은 헌재를 인정 않는다는 것과 같고, 또 우리의 헌법을 인정 않는다는 것과 진배없습니다. 대한민국의 근간이자 존립근거, 우리 대한국민 정체성의 요체라 할 수 있는 '헌법'조차 부정하고 나선 겁니다. 잘못을 부정하고, 부정을 부정하고, 위법을 부정하고, 판결을 부정하고, 법률을 부정하고, 국가를 부정하고 그리고 국민을 부정하는 저 패거리.

그동안 국민이 싸워온 이유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미워서도 아니고, 친박이 싫어서도 아니고, 새누리당이 싫어서도, 보수가 싫어서도, 어르신들이 싫어서도, 태극기가 싫어서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문재인씨가 좋아서도 아니고, 안철수 의원이 좋아서도, 안희정 지사가 좋아서도, 더불어민주당이 좋아서도, 국민의당이 좋아서도, 진보가 좋아서도, 청년이 좋아서도, 촛불이 좋아서도 아닙니다. 우리는 단지 대한민국의 근간인 우리의 헌법을 수호하고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싶었습니다.




[대한민국헌법]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 1948년 7월 12일에 제정되고 8차에 걸쳐 개정된 헌법을 이제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민투표에 의하여 개정한다.



       제1장 총강

제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사진, SBS 박근혜 전 대통령 퇴거 생방송 보도영상 촬영본.




junatow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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