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이 운영하는 기업형 유통매장 GS수퍼마켓 서울 마포구 모 지점에서 구입한 개별용기포장 오징어 젓갈을 뜯어보니 부패가 진행돼 악취를 내뿜고 있었다. 개봉일은 유통기한 이내. |
다소 충격이었다. 믿고 산 밑반찬이 부패한 것을 경험한 것은. 처음에는 내 눈을 의심했다. 설마 진짜 부패일라고. 그런데 뚜껑을 열고 나니 이상한 악취가 내 코를 자극했다. 뭔가 잘못된 것을 직감한 후 내용물에 코를 갖다 대고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아봤다. 역시 평소에는 맡지 못한 고약한 냄새였다. 눈으로 살펴봤다. 윽, 아주 미세한 오돌토돌한 뭔가가 오징어젓갈 표면을 뒤덮고 있었다. 기억을 떠올려봤다. 과거에도 이런 적이 있었는지. 이때까지도 설마 하며 반신반의하고 있었다. 으레 젓갈이라는 것이 소금에 절이고 숙성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이런 오징어젓갈도 있진 않을까 기억을 더듬어봤다. 아니, 없다. 오징어젓갈은 유년시절부터 무척 좋아하던 밑반찬이라서 자주 먹어왔지만, 이랬던 적은 결코 없다. 포장을 자세히 살펴보니, 이번에는 용기의 중앙을 가로지르고 있던 종이 포장띠 바로 아래 부분이 수상했다. 가려져 있던 포장띠의 뚜껑 안쪽 부위에서도 희뿌연 뭔가가 포착됐다.
영락없는 '부패'다. 물론 상품은 개봉 전까지 냉장실에 보관했다. 사진을 보면 용기 표면에 김이 서려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개봉 전까지 차가운 냉장실에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동네에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먼저 입점해 있었다. 이후 들어온 것이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수퍼마켓. 매장 오픈 이후 무엇을 팔고 있나 가보니 GS수퍼마켓에서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밑반찬을 팔고 있었다. 마침 잘됐다 싶었다. 환영이었다. 밑반찬류는 전통시장에서 많이 팔고 있지만, 위생문제 때문에 왠지 꺼려지는 게 사실이고, 사는 곳 가까이 시장도 없었다. GS수퍼마켓의 밑판찬 상품은 대기업의 다년간의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위생관리가 철저히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 믿고 갔다. 갈 때마다 해당 지점에서 4개 묶음으로 밑반찬을 구매해왔다. 이번에도 역시 문제가 생긴 오징어 젓갈 2팩과 다른 마른 밑반찬 2팩 등 총 4개 묶음상품을 구입했다.
나를 지금까지도 불쾌하게 하는 것은, 오징어 젓갈 2개 중 하나는 이미 먹고 냉장고에 있던 나머지 한 팩을 먹기 위해 뜯었다가 봉변한 사실이다. 먼저 먹었던 오징어젓의 기억이 아직 내 비위를 자극한다. 먼저 먹은 제품이 상한 것이었는지 아닌지는 이제 알 도리가 없지만, 두 번째 개봉 후 느꼈던 그 순간의 역한 기분이 지워지지 않고 왠지 모를 찜찜함을 안겨주고 있다. 부패 사실이 명확하자 서둘러 매장을 찾아 당시 기록을 확인하고, 조용히 환불처리받고 나왔다. 이후 GS수퍼마켓은 가지 않고 있다. 그때의 역한 기억을 떠올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 트라우마가 끝나기 전까진 앞으로도 갈 엄두가 나지 않을 듯하다.
씁쓸한 부패의 기억.
junatow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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