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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_반기문 대선불출마] '반기문은 왜?' 반 전총장 차기대선 불출마 (전문)




유력 차기 대권후보로서 지지율 2위를 기록해오던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설이 지난 2월1일 돌연 대한민국 차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여·야 정치세력과 회동하며 대권행보를 이어갔던 터라 이날 불출마 선언은 예상치 못 했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의 최측근조차도 이번 불출마 입장에 대해 인지하지 못 하고 있었다는 전언입니다. 기자들 또한 기자회견이 시작된 후 반 전 총장으로부터 '불출마' 발언이 나오기 전까지도 예상 못 했다는 반응입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3시 반께 가진 기자회견에서 "제가 주도하여 정치교체를 이루고 국가의 통합을 이루려 했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는 결정을 내렸다"면서 "오늘의 결정으로 그동안 저를 열렬히 지지해주신 많은 국민 여러분과 그간 제게 따뜻하게 함께 가까이서 일해 온 여러분들의 실망에 대해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반 전 총장이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에서 어법에 맞지 않는 문장이 다수 발견됨을 보건대, 반 전 총장의 이번 입장문은 사전에 '준비된' 발표가 아닌 '돌발성' 발표였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반 전 총장은 UN사무총장의 임기를 마친 후 지난 1월 중순 귀국해 '진보적 보수주의자'를 천명하며 유력 대선주자로서 활발히 대권행보를 보여 왔지만, 잦은 실수와 실언으로 구설수를 자초하며 여·야 정치세력들로부터 애물단지 취급을 받아 왔습니다. 반 전 총장이 이같이 돌연 후보에서 자진사퇴함에 따라, 기댈 곳을 잃은 보수세력들은 황교안 총리를 그 대안으로 삼고자 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박근혜 직무정지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이 가결된 상황에서, 최순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와 전혀 무관하다고만은 할 수 없는 만큼, 황 총리가 대구·경북 친박 등 보수세력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차기 대선의 보수측 주자로 나선다고 하더라도 결국에는 진보후보를 넘어설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이 있습니다. 마땅한 대안이 없는 나머지 눈앞 신기루에 현혹돼 권력을 잡지도 못 할 후보를 내는 것은 보수세력에게도 도박이며 부담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반 전 총장이 사퇴함에 따라 당장 황 총리가 여권의 제1주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지만, 앞으로의 확장 가능성과 당선 가능성 등을 살펴보면, 황 총리보다는 유승민 의원으로 기울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울러 안철수 의원이 보수 측 주자로 나설 경우를 상정할 수 있습니다. 반 전 총장의 기존 지지율이 어디로 향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기존 반 전 총장의 지지세력은 보수세력과 충청세력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문재인 전 대표에 이어 지지율 2위의 반 전 총장을 떠받치던 지지율은 '보수' 황교안 총리 또는 유승민 의원, '대안' 안철수 전 대표, '충청' 안희정 지사 등에게로 분산될 것으로 예측해볼 수 있습니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반 전 총장의 이 같은 '철수'를 사전 예측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앞서 안 전 대표는 반 전 총장이 설 이후 대선 후보에서 내려올 것이라고 언급하며 결국에는 문재인과 자신과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자신만만하게 주장한 바 있습니다. 

다음은 반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 입장 전문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지난 1월12일 귀국한 후 여러 지방 도시를 방문한 후 다양한 계층의 국민들을 만나고 민심을 들을 기회를 가졌습니다. 

또한 종교사회, 학계 및 정치분야의 여러 지도자를 두루 만나 그분들 얘기도 들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만난 모든 분들은 이 나라가 정치, 안보, 경제, 사회의 모든 면에 있어서 위기에 처해있으며 오랫동안 잘못된 정치로 쌓여온 적폐가 더이상은 외면하거나 방치해둘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들을 토로했습니다. 여기에 최근 최순실 사태와 대통령 탄핵 소추로 인한 국가 리더십의 위기도 겹쳤습니다.

경제 위기라는 난국 앞에서 정치 지도자들은 국민들이 맡긴 의무를 저버리고, 목전의 이해관계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여 많은 분들이 개탄과 좌절감을 표명했습니다.

10년간 나라 밖에서 보인 우려가 피부로 와닿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전세계를 돌며 성공한 나라와 실패한 나라를 돌아보며 그들의 지도자들을 본 저로서는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는 데 미력하게나마 몸을 던지겠다는 일념에서 정치에 투신할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 왔습니다.

그리하여 분열된 국론 모아 국민대통합 이루고 협치와 분권, 정치문화 이뤄내겠다는 포부를 말씀 드린 것입니다.

이게 제 몸과 마음을 바친 지난 3주간의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저의 순수한 포부를 인격살해에 가까운 음해, 각종 정치교체의 명분은 실종되면서 저 개인과 가족 그리고 제가 10년을 봉직했던 유엔의 명예에 큰 상처만 남기게 됨으로써 결국은 국민들에게 큰 누를 끼치게 됐습니다.

일부 정치인들의 구태의연하고 편협한 이기주의적 태도는 지극히 실망스러웠고, 결국 이들과 함께 길을 가는 것은 무의미하단 판단에 이르게 됐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런 상황에 비추어 저는 제가 주도하여 정치교체를 이루고 국가의 통합을 이루려 했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저 자신에게 혁혁한(?) 질책을 하고 싶습니다. 너그러이 양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오늘의 결정으로 그동안 저를 열렬히 지지해주신 많은 국민 여러분과 그간 제게 따뜻하게 함께 가까이서 일해 온 여러분들의 실망에 대해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동안 제가 이루고자 했던 꿈은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현재 안고 있는 문제들은 '나 아니면 안된다'는 유아독존식 태도를 버려야 하는 것입니다.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를 후세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는 각자 맡은 분야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묵묵히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10년 동안의 자산을 바탕으로 나라의 위기를 해결하고,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위해 어떤 방법이든 헌신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6/62/Ban_Ki-Moon_Davos_2011_Cropped.jpg




junatow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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