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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산책] 오랜 습관에 젖어 고치지 않는 것이 옳겠느냐?

http://www.chinanews.com/tp/hd/2011/03-23 /U225P4T303D29370F14530DT20110323160600.jpg 예악 정비와 광화문의 세종대왕 번역문    임금이 좌우에게 일렀다. “예악(禮樂)은 중한 일이다. 우리 동방은 여전히 옛 습관을 따라 종묘에는 아악(雅樂)을 쓰고, 조회에는 전악(典樂)을 쓰고, 연향에는 향악(鄕樂)과 당악(唐樂)을 번갈아 연주하고 있어 난잡하고 절차가 없으니 어찌 예악이라 이르겠는가? 아악은 곧 당악이니, 참작하고 개정하여 종묘에도 쓰고 조회와 연향에도 쓰는 것이 옳다. 어찌 일에 따라 그 악(樂)을 다르게 할 수 있겠느냐?”    황희(黃喜)가 대답해 아뢰었다. “향악을 쓴 지 오래이므로 고칠 수 없습니다.” 임금이 말했다. “만일 그 잘못된 것을 안다면, 오랜 습관에 젖어 고치지 않는 것이 옳겠느냐?” 좌대언 이조(李慥)가 아뢰기를 “신이 사명을 받들고 상국(上國)에 가서 보니, 봉천문(奉天門)에 항상 아악이 놓여 있었습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였다. “상국의 법을 준용하는 것이 마땅하다.” 원문 上謂左右曰: “禮樂, 重事也. 吾東方尙循舊習, 宗廟用雅樂, 朝會用典樂, 於燕享迭奏鄕·唐樂, 亂雜無次, 豈禮樂之謂乎! 雅樂乃唐樂, 參酌改正, 用之宗廟, 用之朝會燕享可矣. 豈可隨事而異其樂乎?” 黃喜對曰: “用鄕樂久, 未能改耳.” 上曰: “如知其非, 狃於久而不改可乎?” 左代言李慥啓曰: “臣奉使上國, 觀奉天門常置雅樂.” 上曰: “上國之法, 宜遵用之.” - 『태종실록』 9년 4월 7일(기묘) 해설    역성혁명으로 조선을 세운 건국의 주역들은 나라 만들기에 무척 분주했다. 새 나라의 비전을 제시하고, 그에 부합하는 문물과 제도를 갖춰 뭔가 일신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다시 고려가 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유교 사상에 입각하여 풍속부터 개량해야 한다고 믿었던 그들은, 고려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국가 전례(典禮) 정비를 그 가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