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 서울 도심이 희뿌연 중국발(發) 스모그와 미세먼지로 가득 찼습니다. 마음 편히 숨도 못 쉬는 시민 입장에서는 곤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날은 코와 입 그리고 눈이 고생입니다. 신기하게도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거라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전부터 목이 칼칼해지고 그렁그렁 가래가 끓어 영원토록 시원해지진 않을 것이란 기분을 알면서도 헛기침을 반복하게 됩니다. 바로 몸이 아는 것이겠죠, 우리 몸에 이물질이 들어왔다는 것을. 이처럼 즉각 이상신호를 보낼 만큼 미세먼지는 우리 몸에 매우 위해하고도 이질적이다 하겠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 그거 다 옛말입니다. 요즘은 공기가 훤히 눈에 보이는 세상입니다. 희뿌연 하늘을 보며, 언제 우리는 다시 청명한 예의 하늘을 되찾을 수 있을지 되묻게 됩니다. 어디, 공기뿐인가요. 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름마다 강에서는 녹조, 바다에서는 적조가 형형색색 꽃을 피웁니다. 예부터 공기와 물은, 무색 무취 무미라 했습니다. 일반적인 것들과는 반대로 최대한 색이 없고, 냄새가 없어야 하며, 맛이 없는 것을 최고의 물, 최고의 공기라 간주했습니다. 그런데 더이상 우리 곁엔 무색 무취 무미의 것이 남아 있지 않네요.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사진: 중국 상하이 스모그,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Park_Hyatt,_Shanghai_(3198569878).jpg junatow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