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ZARA)에서 최근 가방을 하나 구입했습니다. 브랜드 자라를 좋아하기에 평소에도 오프라인 매장을 가끔 들러주는 것만 아니라 간편하게 신상품을 확인하기 위해 자라 공식 온라인몰을 왕왕 방문하곤 합니다. 아울러 새로운 소식을 신속하게 알 수 있게 메일링을 받고도 있습니다. 특히 온라인샵에는 국내에 입고되지 않는 상품들도 간혹 보이기 때문에 웹서핑을 그만 둘 수가 없습니다. 저는 이미 SPA 자라의 노예가 돼버린 걸까요. 자라는 한번에 시즌 스타일이 모두 입고되는 것이 아닌 지속적으로 새로운 '양질'의 디자인 제품들이 올라오기 때문에 다른 브랜드들처럼 한 시즌에 한두번 방문해서는 마음에 쏙 드는 상품을 구할 수 없는 경우가 잦습니다. 잠깐 한눈판 사이에 자신이 원했던 디자인 제품들이 이미 시중에 유통돼 금세 품절돼버리곤 합니다. Evening Man | AW16 사람의 눈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내가 마음에 드는 물건은 남도 마음에 들어하게 마련입니다. 그런 이유로 잘나가는 제품은 특히 황금 사이즈가 금세 품절되기 일쑤입니다. 자라의 영업방식을 보건대 품절된 잘나간 상품이 추가생산되리라는 걸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다시 말해 동일 제품은 시즌이 끝나면 구하고 싶어도 구할 수 없게 됩니다. 연간 단 두 차례인 자라 시즌오프(season-off) 기간 동안 자신이 콕 점찍어 둔 상품을 살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애초부터 하지 않는 게 여러모로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그렇지만 한 시즌 히트 상품은 다음 시즌에도 본사나 디자이너들이 그만큼 신경을 쓰는 게 느껴집니다. 히트한 상품과 유사한 디자인을 다음 시즌에도 찾아볼 수 있어서 그렇습니다. 남부 유럽 스페인의 따뜻한 기후대에서 태생한 브랜드여서인지 자라는 확실히 다른 SPA 브랜드와는 다른 감성이 묻어납니다. SPA로서는 드물게 스타일이 담겨 있습니다. 아울러 패션디자인의 영역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려 승화시키는 오뜨꾸뛰르의 '못 입을 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