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자베스(Nujabes, 세바준). 그가 사무치도록 그리운 오늘이다. 그를 잠시 잊고 살아온 탓에 쓸쓸한 그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만 느껴진다. 가을서 겨울로 넘어가는 문턱에 있는 때문일까. 불현듯 그의 음악이 나의 가슴을 강하게 자극해온다. 누자베스의 곡들은 내 플레이 리스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컬렉션이다. 마이클잭슨이나 로린힐 같은 나의 베스트 뮤지션들의 곡들도, 저장공간 문제로, 한번쯤은 플레이 리스트에서 지워진 바 있지만, 누자베스의 음악은 저장된 이래 단 한차례도 지워진 적 없을 만큼 내게 특별하다. 내겐 징크스가 하나 있다. 그의 음악이 내게 만들어준 선물이라면 선물. 하루를 누자베스의 음악으로 시작하면 하루가 즐거워진다. 그의 음악은 내게 '마치 모든 일이 더 잘 풀릴 거라는 암시'를 걸어준다. 아침, 그의 음악으로부터 얻은 좋은 기운은 하루 순간순간마다 나의 뇌리를 자극하고 기분을 업시킨다. 아침이 아니더라도 하루 중요한 거사를 앞두고서 듣는 그의 음악은 내게 안정을 주고 내게 용기를 북돋으며, 나를 고취시킨다. 갑작스런 그의 죽음을 마주했던 때가 떠오른다. 믿기지 않았다. 지상파 뉴스에서도 그 비보를 단신으로 전해줬지만, 믿을 수 없었다. 이제 그를 생각하면 자연스레 슬픔도 따라오게 된다. 내게 하루의 기쁨과 허전함을 동시에 안겨주는 그, 그리고 그의 음악. 내게 일본음악에 대한 편견을 깨준 그, 그리고 그의 음악. 비록 누자베스는 떠나갔지만, 그의 음악은 아직 우리 곁에 남아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나, 꼭, 언젠가, 기회가 닿는다면, 당신의 추모 공연에, 참석하리라. Rest in Peace. Remember 2.26. 메인사진, https://www.google.co.kr/search?q=nujabes&newwindow=1&rlz=1C1CHZL_koKR702KR702&biw=1707...